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길에서 흔히 볼수있는 토종달팽이 명주를 소개합니다.

by 너나달퐁 2023. 2. 15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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야채구매하면서 재작년부터 함께 하게 된 달팽이는 명주달팽이이다. 다른 종의 팽이들도 알부터 키워봤지만 명주달팽이만큼 편식 없이 잘 먹고 순하고 잘 크는 아이는 드물 것 같다. 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달팽이이지만 나에게는 소중하고 토종달팽이의 매력도 넘치는 것 같다. 어느덧 1년 9개월이란 시간을 달팽이와 함께 보내다니 보고만 있어도 힐링이 된다. 

 

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달팽이

달팽이를 키운다고 얘기하면 주변에서는 키워서 먹게? 너무 작아서 먹을 거라도 있나?라고 장난스럽게 이야기한다. 본인 강아지나 고양이에게 그런 말을 한다면 과연 어떻게 받아들일까? 아무리 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이라고, 엄지손톱만 한 작은 아이라고 함부로 말해도 되는 건지 속상할 때가 많다. 흔히 볼 수 있다고 해서 소중하지 않은 건 없다. 달팽이 또한 나에겐 그렇다. 이 작은 생명체와 함께 할수록 힐링되고 매일매일이 행복하다. 천천히 움직이는 것 같지만 잠시 한눈을 팔면 어느샌가 멀리가 있는 아이들 내 손길이 필요한 듯 필요하지 않은 듯 자연스럽게 내 삶에 녹아들었다.  

 

한국 토종 달팽이 명주 달팽이

명주 달팽이는 알부터 부화하기까지 약 2주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. 알에서 막 태어난 아이들은 참깨 한알보다도 작다. 처음에는 너무 작아 먹은 흔적도 똥도 찾을 수 없지만 그래도 매일 새로운 야채를 챙겨주다 보면 조금씩 큰 걸 볼 수가 있다. 막 태어났을 때에는 투명한 갈색 패각이 조금씩 시간이 지날수록 검은 점무늬가 올라오게 된다. 2주 차쯤 지나면 칼슘을 뚜껑에 얇게 발라주면 좋은데 흰 칼슘을 잘 먹으면 국수 같은 똥을 뽑아낸다. 3주 차쯤에는 단백질도 조금씩 챙겨준다. 그렇게 한 달이 지나면 사이즈가 꽤 커진 걸 확인할 수 있다. 매일매일 지켜보는데도 언제 큰 건지 너무 신기하다. 달팽이가 커가면서 점무늬도 같이 커지는데 사람의 지문처럼 같은 달팽이여도 점무늬는 제각각인 게 너무 신기하다. 무늬의 크기도 간격도 일정치 않고 누구 하나 겹치는 게 없다. 어느덧 어린이가 되면 흙속에서 자는 시간이 길어지는데 성장에 도움이 많이 된다. 한 달 반정도가 지나면 어린이 티를 벗어낸다. 명주 달팽이는 다른 달팽이들에 비해 성장이 꽤 빠른 편이다. 그렇게 2달이 지나고 세 달쯤 되면 교미를 할 수 있는 성체가 되며 두 눈자루 사이인 이마에 볼록하게 혹이 생길 때도 있다. 이 혹은 애인 구한다는 표시로 받아들이면 된다. 달팽이 두 마리가 오른쪽 볼을 맞대고 있다면 교미를 하고 있는 중이므로 억지로 떼어내지 말고 어둡고 조용한 환경으로 옮겨주면 좋다. 교미를 하지 않으면 알을 낳지 않기 때문에 오래 살 수 있는데  교미를 한 아이들은 알을 낳기 때문에 빨리 떠나는 편이다. 알은 한 번에 20~ 많게는 6,70개도 낳게 된다. 알을 낳는 것은 체력 소모가 꽤 심하므로 단백질과 칼슘을 넉넉하게 챙겨주는 게 좋다. 대부분의 아이들은 필요한 만큼만 먹기 때문에 사육장 한쪽에 따로 놔주는 것이 좋다. 한 번의 교미로 여러 번의 알을 낳을 수 있기 때문에 알을 원치 않는다면 어린이부터 분리사육을 하는 걸 추천한다. 

 

명주달팽이와 함께 생활 하는 삶

조용하고, 자리 차지 하지 않으며, 깨끗하다. 달팽이를 해충이라고 하지만 그건 농작물을 갉아먹을 때의 이야기. 집에서 키우는 반려동물로는 너무나도 사랑스럽다. 그리고 애교도 많다. 물론 강아지나 고양이처럼 집사보라고 하는 애교는 아니지만 집사 눈엔 그저 애교로 보인다. 맛있는 걸 먹으면 안테나처럼 빳빳했던 눈자루가 축 처지게 되고, 배발을 손처럼 이용하여 먹이를 잡고 먹을 때도 있고, 야무지게 먹고 있는 걸 보고 있으면 머리 위로 음식이 꿀떡꿀떡 넘어가는 게 보이는데 그것 또한 너무 귀엽다. 스트레스받을 때는 패각을 빙글빙글 돌려 상대를 위협한다는데.. 그것마저도 너무 귀엽다. 회사 집만 다니던 나에게 달팽이란 힐링 그 자체였다. 가만히 보고만 있어도, 밥 먹는 모습만 보아도 그냥 기분이 좋았다. 손가락 만한 상추를 주어도 하루 종일 먹고 있는 달팽이라니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.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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